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언제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살 수 있습니까?

흡사 이런 의미로 질문하는 듯 하다. 아니면 지금 사는 사람과 언제까지 사랑할 수 있습니까?"라고도 묻는 듯도 하고. 뭐 어떻게 묻든 질문은 마찬가지, 물론 이 질문은 영화의 내용 그 자체이기도 하며, 결국은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렇기에, 멋지게 직설적으로 묻는다.

심지어 영화의 제목으로서.

 

과거에 우리네 할아버지들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이기에 사랑하였다 할 것이고, 우리네 아버지들은 일단 사랑하고, 함께 살기 시작한 사람이기에, 별다른 질문을 던지지 않고 살아갔을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과 살고 있다는 것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의미였다고도 과감히 생각해 본다.

그것이 전통이고, 관습이며,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기본 초석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관습과 전통에 굴하지 않고 다시 한번 묻고 있다.

 
당신은 과연,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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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티저포스터.

 

내용은 간단하다. 딱 영화의 광고카피와 같다. 두 커플 네 남녀의 크로스 스캔들.

부부간 암묵적 동의 없이 바람난게 아니니, 스와핑은 아니고, 어쩌다 눈이 맞아놓고 보니, 서로의 부부더라..뭐 이런 이야기가 되겠다. 뜨겁게 사랑했다가 서서히 식어가는 커플과 한번도 뜨거웠던 적이 없었기에 식을 수도 없는, 무미건조한 커플. 이들 두 커플이 우연히 만나, 서로 엇갈리며 끌리고, 만나고, 달아 오르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들 서로의 끌림을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불안하게 펼쳐놓는다.

 

(여기서부터는 쓰다보니 스포일러가 매우 약간두스푼 정도 들어간듯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김샐수도 있으니 아직 안 본 분들은 보지 마시길~~)

 

영화는 전체적으로 재미있다. 아름다운 영상과 적절히 매치되는 음악은 보는 즐거움 속에서 적당히 드라마의 긴장감 속으로 빠져들게 해 준다. 네 남녀를 엇갈리게 교차하며 보여주는 앵글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그것을 받쳐주는 것은 역시 배우들의 호연. 엄정화는 예쁨을 넘어선 아름다운 배우라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주는 듯 하다. 맨얼굴로(물론 완전 맨얼굴은 아니겠으나..^^) 주저앉아 우는 모습까지도 아름다워 보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완벽하게 감정이입 되게 하는 멋진 연기를 보여준다. 용우, 이동건도 마찬가지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듯 캐릭터를 소화해 내면서 드라마 속에 녹아난다. 한채영 또한 영화를 보러 온 대다수 남성관객의 기대를 2% 정도 저버리는(!) 스치는 듯한 아쉬운 베드신^^ 에 포커싱되어 홍보된 측면이 강하지만, 그녀의 연기 역시 스토리 라인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이며 적절하게 펼쳐진다.


또한 약간은 무겁고 상투적일 수 있는 주제를 가벼운 터치의 농담으로 완화시켜 주는 장치가 영화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핵심 조연(!)강철주(최재원), 그분 되시겠다. 극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연기도 좋고, 애드립으로 추정되는 대사 하나하나 또한 매우 재미나다.


(
하지만 사건의 발단, 위기, 절정, 결론의 매개체는 언제나 그와 관련되어 있다! 극 중 본인의 의사는 아니었겠으나.. 원인제공자의 오명을 뒤집어 써 마땅한 캐릭터! 물론..매우 재밌고 극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즐거운 인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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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 한장면, 왼쪽 분이 바로 최재원 님..^^



암튼, 영화의 결말은 지금 한창 열애중인 커플이나, 결혼 초반의 뜨거움이 생활의 무거움에 눌려 살포시 식어가는 부부에게는 뜨끔하거나, 썩 개운치 않은 느낌을 던져준다. 물론 극 중 주인공들도, 그들이 가야 할 바른 길은 머리 속 네비게이션에 완벽하게 입력 해 놨지만, 자기 맘이라고 자기 맘대로 움직이지는 않는 법 매우 곤란하고 고민되는 시간을 보내지만 이적 판단보다 감정적 행동이 앞서는 결정적인 순간 한번으로, 모든 상황은 결정되어버린다.

 


솔직히 영화의 결론이 옳다고는 동의 못하겠다. 뜨거웠다 식은 커플을 완벽하게 식혀버린 것은 그 반대의 커플이었고, 그 차가운 냉기를 만나지 못했다면 처음의 커플은 펄펄 끓지는 않았어도 따뜻한 온기로 꾸준히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이 그들 삶 모든 부분에서 행복을 가져다 주는 후회 없는 선택이었을까 라는.. 의구심도 들고.

하지만 뭐, 영화는 영화니까.

그리고 현실이라고 해도, 눈 앞에 닥친 새로운 두근거림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테니까.

 

 

사족 1 : 극중 초반, 홍콩의 소여(한채영)의 조명 작업장에서 민재(박용우)가 틀어놓는 LP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기억하시는 분? 그 음악은 영국 뮤지션 Richard Hawely Can you hear the rain love? 라는 곡이다. 개인적인 감흥도 있지만, 암튼 매우 아름답게 장면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멋진 곡이니 꼭 다시한번 들어보시길 권한다. ^^

 

사족 2 : 본 영화의 음악감독은 정재형. 극중 몇몇 곡을 제외한 모든 곡을 다 작곡했으며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는 이동건이 부른 본 영화의 엔딩테마 <지금 사랑>까지. 영화의 모든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사,작곡,편곡 했으며 적절한 타이밍에 배치까지...!

영화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서정적인 음악들. 역시 정재형의 음악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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