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쌩뚱맞을지도 모르지만..갑자기 라디오 스타 이야길 하자면,
라디오 스타와 즐거운 인생은 나름 공통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음악을, 특히 록 음악을 전면으로 다루는 이야기 플롯이 그렇고,
역시 같은 감독이라서인지 전체적으로 풀리는 스토리 구조와
화면의 미쟝센, 극의 분위기, 등등의 느낌이 상당히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라디오스타보다 즐거운인생이 더 재미있다고 말하는 이는
아직 보지 못했다. 뭐 개봉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내 경우도 뭐 비슷한 생각인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받아들여지는 '정도의 차이'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정도'란 내가 극 속에 동화되는 바로 그 '정도' 의 차이를 말함인데
라디오 스타는 한명의 스타, 뮤지션과 매니저에 포커싱 된 그의 인생과 삶의 이야기인 반면
즐거운 인생은 10년 후, 혹은 20년 후의 나의 이야기가 될 수 도 있는 그런 내용인 것이다.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고, 부인은 바람나서 이혼통보하고,
직장에서 짤리고 집에서는 눈칫밥에..
아침부터 새벽까지 하루 두탕씩 성실하게 뛰어도 결코 녹록치 않은 삶의 무게.


우리의 인생은, 특히 앞으로의 인생은 저다지도 재미없고, 치열하며, 힘겨울 것인가.
하는 생각이 살풋 들게만드는 결코 즐겁지 많은 않은 판타지.


그것이 바로 영화, <즐거운 인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즐거운 인생 포스터 - 장근석 너무 느낀다..-_-;ㅋ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삶에 지친 어른들을 위한 현실감 넘치는 판타지' 라고나 할까..


암튼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삶은 전혀 즐겁지가 않다.
또한 이들이 추억을 곰삭혀 내어 다시금 기타를 잡고, 드럼을 두들기지만
그것은 현실적 즐거움은 아닌 것. 그 음악과 그 무대는, 영화속에서 주인공들이 가지는 또 다른 판타지이며 누구나 꿈꾸는 추억속으로의 귀환이다.

가장 즐겁고, 가장 열정적이었을 때로의 회귀.

가령, 10년이 지난 일기장을 꺼내어 살짝 미소지어 보는 것이 보통의 사람들의 방식이라면
이들 주인공들은 과감하게도 그 추억을 다시 현실 속으로 끄집어낸다.
물론 그 속에서 많은 역경과 고난(가족이 떠나고, 싸우고, 등등등..) 이 있지만.
이들이 다시 꺼내서 벌려놓은 열정의 한때는
앨범 속에서 빛날 때보다 더 찬란하게 이들의 삶을 받쳐주고, 잊었던 그 무엇인가를
다시 깨닫게 해 준다.

혹자는 그것을 열정이라고 생각하며 박수쳐 줄 것이고
누구는 또 그것을 늦바람-_-; 이라고, 철딱서니라고는 집 안 장롱속에 넣어두고 다니는 무책임한 짓이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것은 작고 소박한 즐거움이다.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주인공들의 삶에서 달라지는 건 없다.
멋지게 무대를 만들어도, 공연 후 한잔 짠하게 걸치고 즐겁게 뒤풀이를 해도
다음날 쓰린 속을 부여잡고 오토바이 핸들을 잡을 것이고, 조개구이를 팔던, 다시 바둑을 두러 가던,
암튼 현실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즐거운 순간은 하룻밤이고, 삶의 8할은 다시 처절한 현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20년만의 무대를 통해 적어도 그런 삶을 이겨내고, 좀 더 즐겁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고단하고 지루하기만 했던 인생이, 다시 즐거워지는 것이다.


멋지지 않은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멋지다~!! ^^

물론 뭐..여전히 철없이 직업소개소에서 바둑이나 두면서 교사 마누라에 얹혀 살며
기타나 치고 다닌다면, 얼마 못가서 여지없이 깨질 판타지 이겠지만...^^
(물론 그러다 7080 콘서트도 하고, 앨범도 내면 또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으나..)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적어도
순진하리만치 단순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즐거워 하는멋쟁이 록커형님들이
돈 많고 잘 나가지만 주말엔 골프, 평일엔 접대로 얼룩진 피곤한 삶을 살아가는,
보통의 잘 나가는 중년 아저씨들보다는, 훨씬 멋지고, 즐거워 보였다..





p.s : 트랜스픽션이 출연한다하여, 라디오 스타의 노 브레인 만큼은 아니어도, 어느정도까지 나올까..궁금했었는데, 생각보다 비중이 작더라. 물론 라디오스타의 이스트리버 밴드는..매우 살아있는 캐릭터이긴 했지만..^^.

p,s 2 : 라디오 스타에 이어서 명쾌한 하드록 스코어들을 선보여준 이 영화의 음악감독은 이병훈&방준석 - 일명 '복숭아' 이다. 역시, 올드하면서도 생동감있는 멋진 음악들이 좋았다. 특히 방준석 음악감독은 극중 클럽 사장으로 깜짝 출연하여 활화산 밴드의 오디션을 보는 역할로 나오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찾아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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