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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디오스타 포스터 중,가장 마음에 드는 버전..

매우, 매우 오랜만에 극장이란 곳에 방문한 이번 추석 연휴-_-
<라디오 스타>를 봤다.

요기, 포스터를 봐도 나와 있지만
철없는 한물 간 락가수와 20여년간 그를 챙겨 준 속 깊은 매니저의 가슴 찡한 이야기-
가 <라디오 스타>라는 영화의 핵심 되겠다.

맞다.

극 중에서 최곤(박중훈 분)은 무척이나 철 없다.

마치 오늘 입대를 앞둔 전날 밤, 잠에서 깨어나면 군대로 끌려가야 하는 현실이 싫어서
차라리 계속 자버리길 바라는 스무살 청년처럼, 그는 철 없이도 주제파악 똑바로 못 하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과거의 명성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그가 현실을 인정하는 순간,
그는 이미 자신의 정체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기에 여전히 혼자만의 꿈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고.
20년째 여전한 가죽 재킷이나, 이제는 너무나 낡아버린, 로고마크마저 약간 갸우뚱한 채 달려있는
구형 벤츠는 그런 최곤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매개체로 인상 깊게 자리한다.

아, 그 꿈속에서 함께 사는 또 한명이 있으니, 일명 속 깊은 매니저 박민수(안성기 분).
솔직히 속 깊은 지는 모르겠으나 능력 면에 있어서는 의심할 만한 캐릭터다.
 마냥 사람만 좋다고 해서 일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니깐...

어찌 보면 스타팩토리..던가. 암튼, 후반부 등장하는 매니지먼트 사 사장처럼 일 하는게
가수나, 기획자 모두에게 성공을 가져다 줄 수 도 있다. 물론 그 성공이 뮤지션으로서의
진정한 행복이냐에 있어서는 아무도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적어도 극 중 최곤 처럼 살면 안되는 것만은 분명!

(잠시 딴 얘길 하자면 이 매니지먼트 사 사장이라는 역할은 극 중 최고로 전형적인 캐릭터로서
너무 뻔한 멘트 몇마디 날리고 멱살 잡히고 사라질 것이 등장 시점부터 엿보였던 안타까운 인물-_-)


암튼,

전형적인 주제를 때론 위트있게. 때론 슬프게 풀어낸 것은 그야말로 감독의 역량일 터,
이준익 감독이 참 괜찮은 이야기꾼인것만은 분명한 거 같다.

솔직히 눈썰미 없는 내가 보기에도 너무나 전형적이고 뻔한 내용은 분명히 등장했으니,
사고치고 내려온 담당 PD는 깍쟁이같고 젊은 여자여야 하겠고, 위에도 잠깐 나왔지만
큰 매니지먼트사 사장은 매우 얍삽하고 계산적이며, 그 소속 가수 역시 마찬가지다.
깍쟁이 PD와 함께 일하는 담당 엔지니어는 당연히 털털한 옆집 아저씨같아야 하며,
그들의 상사인 국장은 담배만 꼬나 물 뿐, 별 맥아리 없는 중년의 아저씨인 것이다.

영상과 이야기전개에서도 아쉬운 점은 있었으니,
그 중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노브레인이 '아름다운 강산'을 부를 때 깔리던
우리나라 삼천리 금수강산-_-; 을 쭈-욱 잡아준 장면이라 하겠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단체관람
하던 무슨무슨 홍보영화의 국토홍보영상믈을 2분간 감상한 느낌이랄까..

물론 감칠맛 나는 캐릭터와 소소하지만 풍성한 중간중간의 에피소드들은
이 영화를 살려주는 진정한 조미료의 역할을 한다. 특히 적당히 오버하면서도 적당히 재미를 주는
노브레인은 강원도 사투리 안 쓰는거 빼고는 매우 적절하니 역할을 수행하였고,
스탭들이 마치 까메오처럼 출연했다는 꽃집 청년이나 농협 아가씨, 철물점 주인 아저씨 등도
중요한 타이밍에서 작지만 적절한 포인트를 준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가장 남은 것은 적절한 타이밍에서 터져주는 음악들인데,
'크게 라디오를 켜며'라던가' '미인', 'Video Killed the Radio Star"등은 스토리 전개에서 대사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함은 물론  영화의 전체 톤을 잘 잡아주고 있다.
낡은 방송국, 한물 간 스타, 그리고 올드 락 넘버들이라~
매우 잘 어울리지만 한편으론 서글프기까지 한 것은 왜일까.


결국 이 영화의 화두는 '행복'과 '관계'인 것 같다.

어떠한 삶을 살고,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이 행복인가. 라는 면에 있어서는
역시 모든 사람이 원하는 정답을 제시해 주고 있으며
그 표현방식으로는 우정을 뛰어넘는, 본인들을 제외하곤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관계'를 펼쳐준다.
그리하여 추석 시즌 쌍욕과 화장실 유머가 난무하는 코미디 영화 보다는 가슴 따뜻한 드라마를 원하는
대중들에게 살포시 다가서고 있는게 바로 이 영화, <라디오 스타> 아닐까.



사족 :
영화 중반, 영월 유일의 락밴드 이스트리버
(노브레인 분. 풀이하자면 말 그대로 이스트리버, 즉 동강 되겠다.ㅋ)가
최곤 뒤를 쫄래쫄래 따라가는장면에서 건널목을 건너는 신이 한 장면 있는데.
난 그 화면에서 보자마자 Beatles의 앨범 <Abbey Road>의 자켓이 떠올랐다.
이준익 감독은 그 앨범의 자켓을 염두에 둔 구도로 그 신을 만들어 낸 것일까?

사족 하나 더 :
 영화에 쓰인 각 음악들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매우 인상깊게 남았는데,
어떤 기사에 의하면 조용필의 노래가 영화에 쓰인것은 매우 이래적이고 처음이라고 하며
'Video Killed the Radio Star"에는 저작권료로만 2,000만원이 지불되었다고 한다.
또한 Ozzy Osbourne'의 'Goodbye to Romance'도 사용이 추진되었으나 저작권료 때문에 결렬되었다 하는데,
 이건 꽤 잘 어울렸을 거 같아 생각해보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다.
 


2006.10.6 추석 연휴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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